15시간 ‘연착’ 아니라 ‘조기 출발’이라고?! “보상도 없다”는 항공사 배짱 영업에 누리꾼 ‘폭발’ [여기는 중국]
수정 2025-10-02 14:18
입력 2025-10-02 14:06

중국 동북 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지방 항공사 롱장항공(龙江航空)이 국내선 비행기를 예정보다 15시간이나 앞당겨 출발시키는 초유의 사태를 일으켰다. 승객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2일 중국 지에미엔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롱장항공 하얼빈발 하이라얼(내몽골)행 LT4391편이 논란의 중심이 됐다. 당초 출발 시각은 밤 9시 55분이었지만, 실제로는 이날 새벽 6시 10분에 출발해 예정보다 무려 15시간 45분 일찍 이륙했다. 한 승객은 “항공편 지연은 여러 번 겪었지만, 이렇게 빨리 비행기가 뜨는 건 처음이라 황당하다”고 토로했다.
실시간 항공편 정보에 따르면, 해당 항공편은 실제로 새벽 6시 24분 하얼빈 태평국제공항을 이륙해 오전 7시 25분 하이라얼 공항에 도착했다. 이 노선은 이달 25일까지도 동일한 시각에 운항될 예정이다.
항공사, “환불·무료 변경은 가능, 보상은 없다”
롱장항공 측은 “승객이 원하면 전액 환불이나 자사 노선으로 1회 무료 변경은 가능하다”면서도 “별도의 보상은 없다”고 밝혔다.
중국 민법에 따르면 항공사가 (천재지변 이외 이유로) 정시 운항이 불가능하면 승객에게 즉시 통보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손해가 발생하면 보상 책임도 따른다. 이 때문에 항공사의 배짱 영업이 관련 법규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롱장항공은 2017년 2월부터 정식 운항을 시작한 항공사로, 하얼빈을 거점으로 에어버스 A320 기종 8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젠 조기 출발까지 걱정해야 하나” 구조적 문제 지적
과거에도 일부 승객들은 “항공편이 몇 시간 앞당겨졌다는 문자 메시지를 새벽에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15시간 조기 출발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지만, 중국 항공업계 전반에 ‘항공편 조기 출발’ 문제가 반복되는 구조적 현상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항공편이 취소되면 가장 가까운 다른 항공편으로 자동 배정하는 ‘보호 배정’ 시스템이 작동된다. 그러나 이번처럼 15시간이나 앞당기는 것은 승객의 여행 계획을 완전히 망가뜨리는 행위다.
승객들 사이에서 “연착도 스트레스인데, 이젠 조기 출발까지 걱정해야 하느냐”는 허탈한 반응이 확산하고 있다.

이민정 중국 통신원 ymj02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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