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반죽에 물감…中유치원 납중독 피해아동 200여명으로 늘어 [여기는 중국]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5-07-08 17:55
입력 2025-07-08 17:55
이미지 확대
중국서 납중독 의심으로 병원에 입원한 유치원생들(왼쪽)과 치아 일부가 검게 변한 원생. 출처=웨이보
중국서 납중독 의심으로 병원에 입원한 유치원생들(왼쪽)과 치아 일부가 검게 변한 원생. 출처=웨이보


중국의 한 유치원에서 발생한 납중독 사건의 피해 원생이 200명 이상으로 늘었다.

8일 중국중앙TV(CCTV)는 간쑤성 톈수이시의 허스페이신유치원에서 혈중 납 농도의 비정상 판정을 받은 원생이 전날 오후 10시 기준 총 223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최근 구토나 어지럼증, 복통, 탈모, 과민반응, 흰머리, 치아 변색 등 이상 증상을 보인 아동 20여명이 먼저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 납중독 진단을 받은 데 이어 원생 251명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피해 아동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18명은 정상 판정을 받았다.

이미지 확대
중국 간쑤성 톈수이의 허스페이신유치원(사진)에서 원생들이 혈중 납 농도가 정상 기준치를 크게 초과했다는 진단을 받았다. 출처=웨이보
중국 간쑤성 톈수이의 허스페이신유치원(사진)에서 원생들이 혈중 납 농도가 정상 기준치를 크게 초과했다는 진단을 받았다. 출처=웨이보


톈수이시 연합조사팀은 유치원 원장과 주방 직원 등 관계자 8명이 공모해 인터넷 쇼핑으로 식용이 불가능한 미술용 물감을 구매해 희석한 뒤 급식에 사용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을 구금했다.

이미지 확대
납중독 유치원 급식. 출처=지무뉴스
납중독 유치원 급식. 출처=지무뉴스


식품과 수돗물 등 200여 건에 대한 검사 결과 문제가 된 급식 메뉴는 삼색 대추설기와 옥수수 소시지 롤로 확인됐다. 이 식품들은 겉보기에도 색상이 지나치게 선명하고 화려하다.

두 식품의 납 함량은 각각 1052㎎/㎏ 및 1340㎎/㎏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식품안전규정 오염물 함량 기준 0.5㎎/㎏를 크게 초과했다.

당국은 유치원에 숨겨져 있던 물감을 찾아냈으며, 포장에 식용 불가 표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시안시중심병원에서 먼저 검사받은 다수의 원생 혈중 납 농도는 200∼500㎍/ℓ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당국이 밝힌 어린이 기준 정상 혈중 납 농도는 100㎍/ℓ 이하다. 미국 질병통제센터 기준으로는 50㎍/ℓ만 넘어도 납중독으로 본다.

한 학부모는 중국 현지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유치원에 다니는 6세 딸이 흰머리가 나고 치아에 검은 부분이 생겨 병원에 갔다”면서 “검사 결과 혈중 납 농도가 284.9㎍/ℓ인 납중독 상태로 나왔다”고 밝혔다.

교사들은 항의하는 학부모들에게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면서 두통과 메스꺼움 증상을 느꼈으나 심각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피해 아동들에 대한 치료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태희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121년 역사의 서울신문 회원이 되시겠어요?
닫기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