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천궁-II’ 발사 장면(왼쪽)과 전체 운용 체계(오른쪽 위), 다관통 발사대 근접 모습(오른쪽 아래). 천궁-II는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체계로, 고도 20㎞ 내외의 탄도미사일을 정밀 요격할 수 있다. 사진=방위사업청·LIG넥스원
우리 군의 중거리 방공체계인 ‘천궁(M-SAM)’이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춘 ‘천궁-II’로 본격 교체된다. 방위사업청은 28일 기존 항공기 요격용 ‘천궁-I’을 개량한 ‘천궁-II’ 2차 사업의 초도 배치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배치는 6450억 원 규모의 2차 사업 목적으로 추진됐다. 군이 기존 천궁-I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고도 약 20㎞ 내외의 탄도미사일을 정밀 요격할 수 있도록 개량해 예산 절감과 성능 향상을 동시에 달성했다는 평가다.
‘북한 미사일 억제 핵심 전력’…외신들 성능 집중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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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미사일방어사령부 제2미사일방어여단 8979부대 장병들이 지난 4월 23일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II’ 전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공군
이와 관련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은 이날 “한국이 탄도미사일 방어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미국 군사 전문 매체 아미 레커그니션은 “천궁-II 개량형 배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다층 미사일 방어망(KAMD)의 핵심 전력 강화”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군사 매체 디펜스 블로그는 “천궁-II는 100㎞ 거리에서 표적을 탐지하고 고도 약 20㎞ 내외에서 요격이 가능하다”며 “성능 면에서 패트리엇과 유사한 동급 전력”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도 “한국은 중동 수출에 이어 자국 배치까지 이어가며 다층 방어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천궁-I’ 넘어선 성능…고도 20㎞ 요격·100㎞ 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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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가 공개한 천궁-II 요격 장면. 2020년 9월 6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영상으로,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II가 모의 표적을 향해 발사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 영상은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의 핵심 전력으로 평가받는 천궁-II의 실제 요격 성능을 보여준다. 출처=국방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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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시험 발사된 천궁 PIP 요격미사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2015년 6월 실시한 시험 발사 장면으로, 탄도미사일 요격 성능 강화를 위한 개량형 천궁 PIP(천궁-II)의 초기 형태가 포착됐다. 전체적인 외형은 러시아 9M96E 계열과 유사한 구조를 보인다. 사진=국방과학연구소
천궁-II에는 패시브 위상배열(PESA) 방식의 다기능 3차원 레이더와 향상된 요격 미사일이 탑재됐다. 최대 100㎞ 반경에서 표적을 탐지하고 동시에 40개 표적을 추적할 수 있으며 요격 미사일은 사거리 40~50㎞, 요격 고도 약 15~20㎞ 수준으로 알려졌다.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는 적용되지 않았으나, 중동 수출형 일부 모델에는 이 레이더가 채택돼 성능이 향상된 바 있다.
방산 전문 매체들은 “요격 고도 기준으로는 패트리엇(PAC-3)의 20㎞와 유사하거나 다소 낮지만 고성능 레이더와 정밀 유도 능력 등에서 높은 수준의 방어 능력을 갖췄다”고 분석한다.
측추력(TVC) 기반의 발사 시스템은 요격 미사일 발사 직후 각도를 조정해 빠른 반응이 가능하며 종말 단계에서는 능동 레이더 유도를 통해 요격 정밀도를 끌어올렸다. 탄두는 지향성 폭발 방식으로 근접 신관 작동 시 파편을 집중해 적 미사일에 치명적인 피해를 준다.
한편 방위사업청은 향후 천궁-II를 대체할 장거리 요격체계 ‘천궁-III’(L-SAM)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한국형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불리는 이 체계는 고도 30km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AESA 방식의 다기능 레이더가 본격 적용된다. 최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 체계종합과 요격미사일은 LIG넥스원, 다기능 레이더는 한화시스템, 발사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각각 맡게 됐다. 방사청은 2035년 전력화를 목표로 총 2조8300억 원 규모의 개발을 추진 중이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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