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점’ 찍고 나타난 이재명… 선거운동복에도 ‘통합’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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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수정 2025-04-29 11:16
입력 2025-04-29 07:09
대선 후보 첫 일정 현충원 참배…이승만·박정희 묘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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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빨간색 점이 찍힌 선거운동용 파란색 점퍼를 입고 있다.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이 후보의 옷매무새를 만져주고 있다. 2025.4.28 안주영 전문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빨간색 점이 찍힌 선거운동용 파란색 점퍼를 입고 있다.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이 후보의 옷매무새를 만져주고 있다. 2025.4.28 안주영 전문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 대표직을 사퇴한 지 19일만인 2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면서 ‘빨간 점’이 찍힌 선거운동복을 입었다. 이날 당 대선 후보로서 첫 일정으로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도 참배했다. 모두 진보는 물론 보수 지지층까지 아우르겠다는 ‘통합’을 강조한 행보다.

이 후보가 당 최고위원회의 참석을 위해 당대표실에 들어오자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민석·전현희·김병주·이언주·한준호 최고위원 등이 기립해 박수로 그를 맞이했다.

박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1 지금은 이재명’이라고 쓰인 선거운동복용 파란색 점퍼를 이 후보에게 입혀줬다. 특히 기호 1번을 뜻하는 숫자 하단 귀퉁이가 빨간색으로 칠해져 있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 점퍼에 국민의힘이 사용하는 빨간색을 집어넣은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그간 파란색을 중심으로 보라색, 초록색 등을 함께 사용해 왔지만, 이 후보의 경우 대선 경선 과정에서부터 공식 공보물에도 빨간색을 활용했다. 진보와 보수를 상징하는 색을 모두 사용함으로써 ‘사회 대통합’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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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선거운동용 파란색 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2025.4.28 안주영 전문기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선거운동용 파란색 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2025.4.28 안주영 전문기자


이 후보는 이날 회의에서도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사전을 찾아보면 대통령은 국민을 크게 통합하는 우두머리라는 의미가 있다”며 “공동체가 깨지지 않고 화합하고 하나의 공동체로 서로 존중하고 의지하면서 제대로 공존 지속하게 하는 게 제일 큰 (대통령의) 의무”라고 했다.

이어 “아직 대통령이 된 건 전혀 아니지만 작은 차이를 넘어서 국민을 하나의 길로 이끌고 국민 에너지, 역량을 최대한 결집하는 것이 대통령이 할 일”이라며 “민주당 후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온 국민의 후보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앞서 이날 오전 당 지도부와 함께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이 후보는 현충탑을 향해 분향·묵념한 뒤 방명록에 “함께 사는 세상. 국민이 행복한 나라.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꼭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과 포스코 초대 회장인 박태준 전 국무총리 묘역을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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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2025.4.28 안주영 전문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2025.4.28 안주영 전문기자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는 그간 민주당에서 늘 논쟁거리가 돼 왔으나, 이 후보는 3년 만에 다시 묘역 참배를 했다.

이 후보는 8년 전인 2017년 성남시장 시절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서면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는 거부한 바 있다. 당시 이 후보는 “이승만 전 대통령은 친일매국 세력의 아버지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군사 쿠데타로 국정을 파괴하고 인권을 침해했던 그야말로 독재자”라며 “우리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곳에 묻혀 있다고 한들 광주학살을 자행한 그를 추모할 수 없는 것처럼 친일매국 세력의 아버지, 인권을 침해한 독재자에게 고개를 숙일 수는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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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동작구 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2025.4.28 안주영 전문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동작구 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2025.4.28 안주영 전문기자


그러나 2022년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거 운동을 시작했을 때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에 대해 “5년이란 세월이 지나면서 저도 더 많은 생각하게 됐다”며 “국민의 대표가 되려면 특정 개인의 선호보다는 국민 입장에서, 국가 입장에서 어떤 게 더 바람직한지를 생각해야 된다고 지금은 생각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전직 대통령들 묘역을 참배한 후에도 “평가는 평가대로 하고 공과는 공과대로 평가해 보되 지금 당장 급한 것은 국민 통합”이라며 “국민 에너지를 색깔과 차이를 넘어 다 한데 모아서 희망적인 미래, 세계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소위 말하는 통합의 필요성과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라고 덧붙였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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