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1마리’ 때문에 이혼 법정서 진흙탕 싸움…머리싸맨 中 판사의 ‘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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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김성은 기자
수정 2025-08-09 22:00
입력 2025-08-0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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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농촌의 이혼 부부가 닭 29마리 재산 분할을 놓고 다투자 법관이 “14마리씩 나누고 남은 1마리는 작별식사로 함께 먹으라”고 판결해 화제가 됐다. 사진은 본문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아이클릭아트
중국 농촌의 이혼 부부가 닭 29마리 재산 분할을 놓고 다투자 법관이 “14마리씩 나누고 남은 1마리는 작별식사로 함께 먹으라”고 판결해 화제가 됐다. 사진은 본문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아이클릭아트


중국 시골의 한 부부가 이혼 재산 분할 과정에서 닭 29마리를 두고 다투자 법관이 기발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각자 닭 14마리씩 나눠 갖되 남는 한 마리는 둘이 함께 먹고 헤어지라”는 판결로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의 한 농촌 마을에 사는 투 씨와 남편 양 씨는 최근 이혼 소송을 신청했다.

이들 부부의 주요 수입원은 가축 사육이었다.

양 씨는 가끔 일용직 일도 했다. 자가 주택 외에는 큰 재산이 없었기 때문에 재산 분할의 초점은 그들이 키우던 가축에 맞춰졌다.

부부가 키우던 가금류는 닭 29마리, 거위 22마리, 오리 2마리로 총 53마리였다. 거위와 오리는 짝수여서 부부가 반반 나누면 그만이었지만, 닭은 29마리로 홀수여서 골치였다.

투 씨는 법정에서 “닭을 내가 직접 길렀고 정이 들어 있으니 한 마리 더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양 씨는 “나 역시 상당한 시간과 정성을 들여 닭을 길렀다”며 반대했다.

그러자 법관은 두 가지 조정안을 제시했다.

남은 닭 한 마리를 함께 요리해 먹거나, 누군가 한쪽이 가져가는 대신 상대방에게 돈으로 보상하는 것이었다.

결국 부부는 닭을 함께 요리해 먹은 뒤 이혼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양 씨는 투 씨를 전기자전거에 태우고 집까지 데려다줬다고 한다. 두 사람은 경제적으로는 독립하되 서로를 도우며 기본적인 우정은 유지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들은 함께 잡아먹은 닭을 ‘작별 식사’로 여겼다고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들의 사연은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가 됐다.

한 누리꾼은 “법관이 공정한 해결책을 제시했지만, 진짜 피해자는 닭인 것 같다”고 유머러스하게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누리꾼은 “닭국물을 함께 나눠 먹다 보니 부부가 화해해서 이혼하지 않기로 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중국의 이혼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23년에는 360만쌍 이상 부부가 이혼 신청을 했는데, 이는 2022년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중국 법에 따르면 결혼 기간 중 취득한 재산은 공동 자산으로 간주되며, 양쪽 모두 동등하게 분할받을 권리가 있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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