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감사원, 정권 교체 후 포렌식 1000건 넘게 하면서도 ‘관저 특혜 의혹’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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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지 기자
고혜지 기자
수정 2025-10-09 17:51
입력 2025-10-09 16:40
尹 정부 출범부터 지난 8월까지 감사원 포렌식
49개 감사사항에 1079건 진행… 평균 22건 꼴
선관위 감사 207건, ‘대장동 닮은꼴 찾기’ 9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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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나흘째인 7일 서울 한남동 관저 모습. 윤 전 대통령의 퇴거 시기는 이번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5.4.7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나흘째인 7일 서울 한남동 관저 모습. 윤 전 대통령의 퇴거 시기는 이번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5.4.7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당시 감사원이 ‘대통령 관저 공사 특혜’ 의혹을 제대로 감사했는지 김건희 특검이 수사 중인 가운데, 감사원이 이 의혹 중심에 있는 업체 21그램 관련 디지털 포렌식을 2년여간 한 건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포렌식은 물증 확보를 위해 휴대전화나 PC 등에서 증거를 추출·분석하는 기본적인 수사 기법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기소된 ‘대장동 의혹’과 유사한 부동산 사업 비리를 적발하기 위해 같은 기간 감사원이 지방자치단체의 부동산 개발사업을 99건이나 디지털 포렌식 했던 것과는 대조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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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서울신문DB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서울신문DB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감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디지털 포렌식 실시 현황’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부터 지난 8월까지 시행된 감사에서 김 여사와 친분을 토대로 관저 공사를 따냈다는 의혹을 받는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에 대해서는 디지털 포렌식이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해당 기간 디지털 포렌식 건수는 사회적 이슈였던 ‘선거관리위원회의 자녀 특혜 채용’ 등과 관련한 선관위 인력관리 감사에서 20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지자체 부동산 개발 사업 99건 ▲문재인 정부와 관련된 ‘주요 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 96건 ▲‘신재생에너지 사업’ 84건 등으로 집계됐다. 2022년 5월부터 지난 8월까지 감사원은 49개의 감사에 착수해 총 1079건의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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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 입구. 2023.6.13 홍윤기 기자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 입구. 2023.6.13 홍윤기 기자


감사원의 디지털 포렌식은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 없이도 진행할 수 있어 정권이 바뀔 때마다 ‘표적 감사’ 수단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박 의원은 “헌법에 보장된 감사원의 독립성과 무관하게 감사원이 정치적 표적감사를 진행한 정황이 발견됐다”면서 “관저 특혜 의혹을 부실 감사한 자들에 대해 특검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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