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희토류 통제에 트럼프 “관세 100%”… APEC 앞두고 기싸움

임주형 기자
수정 2025-10-13 00:09
입력 2025-10-12 18:39
다시 불붙은 미중 관세전쟁
미국, 11월부터 추가 관세 ‘맞불’에중국 “걸핏하면 위협, 두렵지 않다”
트럼프 “회담 상관없이 APEC 참석”
시진핑과 ‘경주 담판’ 가능성 열어놔

오사카 AP 연합뉴스
소강상태를 보이던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이 다시 거세게 불붙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조치에 분노해 100% 추가 관세를 예고하자 중국은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중이 서로 압박 수위를 높이며 기싸움을 벌인다는 분석이다.
중국 상무부는 12일 입장문에서 “중국은 희토류 등 물자의 수출 통제 조치를 지난 9일 발표했고 이는 법규에 근거한 정상적 행위”라며 “걸핏하면 고액 관세로 위협하는 것은 중국과 공존하는 올바른 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관세전쟁에 대한 중국 입장은 일관적”이라며 “우리는 싸움을 바라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상무부는 또 “미국의 입장(중국에 관세 100% 추가 부과) 표명은 전형적인 이중 잣대”라며 “미국의 통제 리스트에 포함된 물자는 3000건이 넘지만 중국은 900여건만 통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중국의 반응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자국에 100% 추가 관세를 예고한 것에 대한 맞대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한다는 중국의 발표를 접한 뒤 “미국은 11월 1일부터 중국에 현재 관세 외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모든 필수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선 “한국에서 열리는 APEC 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APEC 회의에는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통제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방위산업과 반도체, 전기차 등 핵심 산업이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희토류는 디스프로슘(Dy)과 이트륨(Y) 등 지구에 존재하는 특별한 금속원소로 전투기와 자동차, 전자제품 등을 만들 때 필요한 핵심 소재다.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70%, 정제·가공은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미국도 중국에 공급망을 의존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APEC 회의에 참석한다고 밝히며 시 주석과의 회담 가능성을 열어 놓은 데다 중국도 “싸움을 바라지 않는다”고 하는 등 확전을 자제하는 모습이어서 경주에서 극적으로 합의를 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경주 APEC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임주형 특파원
2025-10-1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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