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리 더럽지”…거울인 줄 알고 휴지로 닦았는데 ‘대참사’,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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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선 기자
조희선 기자
수정 2025-11-10 11:11
입력 2025-11-10 11:03

대만 자원봉사자, 작품인 줄 모르고 거울 표면 닦아
“먼지와 얼룩은 작가의 의도…원상 복구는 어려워”
문화관광국 “작가에게 사과하고 향후 조치 논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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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지룽미술관에 전시된 대만 예술가 천쑹즈 작가의 작품으로, 자원봉사자가 실수로 거울의 표면을 휴지로 닦기 전의 모습. 대만 지룽시 문화관광국 페이스북 캡처
대만 지룽미술관에 전시된 대만 예술가 천쑹즈 작가의 작품으로, 자원봉사자가 실수로 거울의 표면을 휴지로 닦기 전의 모습. 대만 지룽시 문화관광국 페이스북 캡처


대만의 한 미술관 자원봉사자가 전시 중인 예술 작품 ‘먼지 묻은 거울’의 표면을 실수로 닦아내는 일이 벌어졌다.

6일 대만 중앙통신사(CNA), 타이완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대만 지룽시 지룽미술관에 진행되는 현대 미술 특별전 전시 5일차였던 지난 4일 지룽시 문화관광국 소속 자원봉사자가 전시장을 순찰하던 중 대만 예술가 천쑹즈(陳松志) 작가의 설치 작품인 거울 표면의 먼지를 더러워진 것으로 착각하고 화장지로 닦아냈다.

건축 자재와 가정용품을 활용해 만든 해당 설치 작품은 먼지 덮인 거울이 나무판 위에 올려져 있는 형태로, 거울의 얼룩과 먼지는 작가가 의도한 것이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거울에 있는 먼지와 얼룩은 시간과 공간의 변화 속에서 인간의 지속과 변화를 상징하며, 중산층의 문화적 의식을 반영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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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지룽미술관에 전시된 대만 예술가 천쑹즈 작가의 작품으로, 자원봉사자가 실수로 나무판 위에 있는 거울의 표면을 휴지로 닦기 전의 모습. 대만 지룽시 문화관광국 페이스북 캡처
대만 지룽미술관에 전시된 대만 예술가 천쑹즈 작가의 작품으로, 자원봉사자가 실수로 나무판 위에 있는 거울의 표면을 휴지로 닦기 전의 모습. 대만 지룽시 문화관광국 페이스북 캡처


문화관광국에 따르면 미술관 직원들이 해당 자원봉사자를 즉시 제지했지만 이미 작품은 손상된 뒤였다고 한다. 문화관광국은 즉시 미술관 전시 기획팀과 작가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고 향후 조치에 대해 긴급 논의를 진행했다.

보도에 따르면 작품을 원래 상태로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비평가들은 “실수로 닦은 것 역시 작품의 일부이므로 그대로 둬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문화관광국은 “작가에게 깊이 사과한다고 해도 그의 창작 활동에 가해진 피해를 완전히 보상할 수 없다는 점을 깊이 인지하고 있다”며 작가와 후속 처리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직원과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예술 작품에 대한 인식과 보존 등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조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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