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열차 경보앱 지급 27%뿐… 희생자 2명 모두 없었다
박효준 기자
수정 2025-08-25 00:48
입력 2025-08-24 18:20
작업책임자 등 지급 대상 한정
“인부 포함 보급 40%로 올려야
일부 오작동하는 문제 개선도”
코레일 산재 5년간 꾸준히 증가

열차가 2㎞ 이내로 다가올 때 울리는 ‘열차접근 경보 앱’ 단말기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시설 유지보수 인력 4명 중 1명꼴로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9일 경북 청도에서 발생한 열차 사고 때도 사망자 2명 모두 경보 앱을 지급받지 않았던 만큼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보급률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서울신문이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받은 코레일 자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코레일 소속 근로자에게 보급하는 열차접근 경보 앱 단말기 대수는 1350대이다. 코레일은 작업책임자와 운행안전협의자, 열차감시자 등 주로 관리자급에 한해 1인 1대를 지급하고 있다. 전체 코레일 시설분야 유지보수 인력은 4876명인데 이 가운데 경보 앱을 지닌 이들은 27.7뉴뿐이다.
이처럼 제한된 인원에게만 경보 앱 단말기가 보급될 경우 작업 중인 노동자가 위험을 민첩하게 인지하기 어려워져 사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도 사고처럼 곡선 구간을 이동하던 열차 기관사가 사고 지점까지 이르러서도 선로 주변 작업자들을 발견하지 못했을 때는 경보 앱이 작업 중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어서다.
김양수 송원대 철도운전시스템학과장은 “현재는 효율성을 위해 경보 앱 단말기를 안전관리자에게만 주는데, 작업 중인 인부들도 (위험을) 사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보급률을 40뉴 정도까지 올리는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철도 안전 체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실제 코레일 내 산업재해도 매년 늘고 있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코레일 산업재해 사고 발생현황’을 보면, 최근 5년간(2020년~2024년) 코레일과 5개 계열사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피해자는 2020년 111명에서 지난해 144명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지난 7월까지 총 69명이 산재를 입었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는 “사고 예방 차원에서 경보앱 보급률을 늘리는 것과 동시에 작업 현장과 관련 없는 지역에서 일부 오작동하는 경보 앱의 정확도도 올려야 한다”며 “최근 철도 연장 공사도 많아지고 이용객이 늘고 있는 만큼 안전 대책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효준 기자
2025-08-2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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