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 입은 중국인들, 서울 한복판 ‘힘찬 행진’… 걷기 동호회 행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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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수정 2025-11-06 17:22
입력 2025-11-0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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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걷기 애호가(동호인) 단체 소속 100여명이 최근 서울 한강공원에서 군복 등 차림으로 행진곡에 맞춰 군대식 행진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다(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더우인 계정 ‘台兴战’ 캡처
중국의 한 걷기 애호가(동호인) 단체 소속 100여명이 최근 서울 한강공원에서 군복 등 차림으로 행진곡에 맞춰 군대식 행진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다(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더우인 계정 ‘台兴战’ 캡처


군복 등을 입은 중국인 100여명이 최근 서울 한복판 한강공원에서 행진곡에 맞춰 군대식 행진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6일 소셜미디어(SNS)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국의 한 걷기 애호가(동호인) 단체가 한국에서 진행한 행사를 촬영한 영상 캡처 게시물 등이 퍼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4일 더우인(중국판 틱톡)에 처음 올라온 해당 영상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물빛무대 일대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영상에 수차례 등장하는 ‘한국(한강)국제걷기교류전 중국 걷기 애호가’라고 한글로 쓰인 현수막에는 행사 일시와 장소가 적혀 있다.

이날 행사에는 100여명의 중국인이 참여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은 10명가량씩 같은 유니폼을 맞춰 입고 모여 있다. 노랑, 빨강 등 체육복 차림뿐 아니라 군대 무늬 복장으로 상·하의에 모자까지 갖춰 입은 팀도 있어 눈길을 끈다.

동호인 단체 지역 간부로 추정되는 남성이 중국어로 축사를 하고, 참가자들은 박수로 호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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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걷기 애호가(동호인) 단체 소속 100여명이 최근 서울 한강공원에서 군복 등 차림으로 행진곡에 맞춰 군대식 행진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다(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더우인 계정 ‘台兴战’ 캡처
중국의 한 걷기 애호가(동호인) 단체 소속 100여명이 최근 서울 한강공원에서 군복 등 차림으로 행진곡에 맞춰 군대식 행진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다(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더우인 계정 ‘台兴战’ 캡처


이어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는데 한국인들이 ‘걷기’로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생활체육 느낌이 아니라 군대의 제식훈련에 가까운 광경이 펼쳐진다.

중국인 참가자 각 팀은 소속 동호회 이름이 쓰인 붉은 깃발을 높이 치켜들고 행진한다. 음악에 맞춰 힘차게 흔드는 이들의 팔다리의 동작이 오차 없이 일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의 단합대회 차원일 수 있는 행사지만, 한국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광경에 온라인상에서는 불편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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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걷기 애호가(동호인) 단체 소속 100여명이 최근 서울 한강공원에서 군복 등 차림으로 행진곡에 맞춰 군대식 행진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다(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더우인 계정 ‘台兴战’ 캡처
중국의 한 걷기 애호가(동호인) 단체 소속 100여명이 최근 서울 한강공원에서 군복 등 차림으로 행진곡에 맞춰 군대식 행진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다(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더우인 계정 ‘台兴战’ 캡처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민간인이 군복만 입은 것도 문제가 될 것 같은데 군가 틀고 제식하면서 군인 행세 하는 건 너무 심각해 보인다. 규모가 조금만 더 커지면 위협적으로 느껴질 것 같다”, “일본인들이 자위대 옷 입고 한강공원에서 저랬으면 난리 났을 텐데”, “중국인 동호회가 걷는 거야 문제없지만 군복은 선을 넘었다” 등 반응을 보였다.

앞서 경기 여주에서 열린 축제에서는 중국 인민해방군 깃발이 휘날리고 중국군이 행진하는 영상이 상영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여주시 신륵사 관광단지 일대에서 열린 ‘2025 여주오곡나루축제’ 마지막날인 지난 2일 한 한중문화교류 행사에서 무대 뒤 배경 화면에 중국군 행진 장면이 등장했다. 무대 위에는 인민해방군을 상징하는 붉은 깃발과 함께 중국 제복을 입은 이들이 줄지어 올랐다.

논란이 커지자 여주오곡나루축제를 주관한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 측은 “글로벌 축제 도약을 위해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진행한 한중문화교류행사의 일부 내용이 방문객 여러분께 우려와 불편을 끼쳐드려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축제장을 방문한 중국 12개 단체의 공연 중 오성홍기와 열병식 등 중국 국경절 기념식을 배경으로 한 1개 단체의 공연이 순수 문화 교류라는 본 축제 취지와는 맞지 않았다”고 인정하면서 “행사 내용의 사전 검토와 현장 점검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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