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당정 정책 속도 차에 난감”… 與, 대통령실 쓴소리에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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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혁 기자
수정 2025-10-09 01:00
입력 2025-10-09 01:00

박지원 “빅5 카톡방에서나 할 말”
박수현 “개혁엔 반드시 소음 동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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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정무수석. 연합뉴스
우상호 정무수석.
연합뉴스


검찰·사법개혁 입법을 둘러싼 당정 간 이견이 추석 연휴를 즈음해 수면 위로 고개를 내민 모습이다. 친명(친이재명)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이어 이번엔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직접 “당정 간 정책 추진 속도·온도 차 때문에 난감하다”고 밝혔다. 다만 여당은 8일 “당정대는 빈틈없이 소통하고 있다”며 수습에 나섰다.

우 수석은 지난 6일 K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의 입장과 지금의 운영 방향에 대해서도 그 취지는 전부 다 동의를 한다”면서도 “가끔 (대통령실과 여당 사이에) 속도라든가 온도에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렇게 하기로 했는데 대통령 생각과 조금 차이가 나면 어떡하지’ 이런 고민을 할 때 제일 난감하다”고 했다.

우 수석은 ‘이재명 대통령이 당 관련 어떤 질문을 많이 하느냐’는 물음에는 “당이 왜 저런 결정을 내렸나, 그 배경을 잘 알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이어 “‘개혁하는 것은 좋은데 너무 싸우듯이 하는 게 불편하고 피곤하다’ 그런 피로도를 말씀하는 분들이 있다”며 “개혁의 접근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좀 시끄럽지 않게 하는 방식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연휴 이후 검찰·사법·언론개혁 ‘속도전’을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우 수석이 공개적으로 여당의 ‘강공 드라이브’에 대한 대통령실의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강성 지지자들 요구에 따라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가 열린 것 같은 상황에 대한 내부 우려가 크다”며 “이 대통령의 생각은 개혁은 반드시 해야 하지만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인데, 지금 이를 잘못 이해하는 강성 지지자들의 요구에 국민이 피곤해하고 있지 않으냐”고 설명했다. 앞서 친명계 핵심인 김 의원도 지난 2일 이 대통령과 당 지지율의 최근 동반 하락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우 수석의 ‘작심 발언’에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이 왜 이래’ 하면 안 된다. 이런 말씀은 ‘빅5’(당대표·원내대표·국무총리·대통령실 비서실장·정무수석) 간 카톡방에서나 하실 말씀”이라고 되받아치면서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박 의원은 글에서 “이견이 노출되면 국민은 불안하고 청산과 개혁은 실패할 수도 있다”고 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 대표는 대통령실과 거의 매일, 필요하면 하루에도 2~3차례씩 빠짐없이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개혁에는 반드시 소음과 반동이 수반된다”면서 “설거지를 하는데 어찌 달그락거리는 소음이 없을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6일 공개된 리얼미터 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2%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53.5%로 나타났다. 4주 만에 소폭 반등한 수치다.

강윤혁·김주환·김서호 기자
2025-10-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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