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에 다리 잃어가며 군인 수십 명 구한 군견…“영웅 기억할 것”

김소라 기자
수정 2025-07-16 08:39
입력 2025-07-16 08:39
콜롬비아 군견, 반군 설치한 지뢰 발견
지뢰 폭발에 한쪽 다리 잃어…“군인 36명 구해”

콜롬비아의 군견이 지뢰에 부상을 당한 채 군인 30여명의 목숨을 구해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다. 군견은 작전 수행 도중 입은 부상으로 한쪽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인데, 콜롬비아 군 당국은 군견을 치료한 뒤 더이상 군견으로 활약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15일(현지시간) 미 CBS뉴스에 따르면 콜롬비아 군 당국은 지난 13일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콜롬비아 북동부 안티오키아 주(州)에서 군의 정찰 작전 도중 폭발물 탐지견 ‘샌슨’이 지뢰를 발견했다”면서 “지뢰가 폭발해 샌슨은 다리를 잃었지만 더 큰 비극을 막았다”고 밝혔다.
콜롬비아 군 당국에 따르면 시골 마을의 산책로에서 발견된 이 지뢰는 콜롬비아 반군 조직인 민족해방군(ELN)이 설치한 것이었다. 해당 산책로는 지역 주민들이 자주 오가는 곳이었는데, 앞서 이틀 전 같은 지역에서 당나귀의 몸에 묶여있던 지뢰가 폭발해 군인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CBS뉴스는 전했다.

지뢰가 폭발해 한쪽 다리가 부러진 샌슨은 피를 흘리며 힘겹게 몸을 이끌어 자신의 조련사인 군인에게 다가갔다고 군 당국은 전했다.
군 당국은 “‘영웅’ 샌슨은 해당 지역에 있던 군인 36명과 민간인들의 생명을 구했다”면서 샌슨이 다리 절단 수술을 받은 뒤 회복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샌슨은 더이상 복무할 수 없게 됐지만, 그의 유산은 그가 지켜낸 모든 군인들에게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콜롬비아의 좌익 무장단체 ELN은 6000여명의 조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국경 지대에 거점을 두고 마약 밀매와 불법 광물 채취 등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22년 콜롬비아 근현대 역사상 첫 좌파 대통령인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이 취임한 뒤 이들 무장단체 및 반군과의 평화 협상을 추진하면서 한때 휴전 합의가 성사됐지만, 올해 들어 무장 공격을 계속하면서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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